첫날엔 조금 초조해보였으나, 지금은 평온해보입니다. 아니, 조금 피곤해보이는군요. 어쩐지 어제보다 더 핼쓱해보여요.
레온 셔우드:(...아픈 걸 왜 숨기는 거지. 자존심인가.)
(계속해서 열심히 밥먹는다.)
갑자기 목이 쩍쩍 갈라지는 듯한 갈증이 레온을 덮칩니다.
연거푸 물을 들이켜보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레온 셔우드:쩝.
손끝에서 심장이 뛰는 것만 같은 불쾌한 착각 속에, 오벨리아와 눈이 마주칩니다.
이 갈증을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 까요. …어쩌면 드디어 미친 걸까요?
오벨리아 베레스:?
레온 셔우드:(...!)
오벨리아 베레스:뭐 불편하세요? 갑자기 얼굴 색이... (조금 얼굴을 구기며)
레온 셔우드:아가씨, 물 좀 더 없을까요?
(애써 웃는다.)
오벨리아 베레스:하녀장. (손짓하며) 선생님께 물 좀 더 가져다줘요.
레온 셔우드:(왜 이러는 거지?)
오벨리아 베레스:어디 아프면 말해요. 약 정도는 챙겨줄 수 있으니깐.
레온 셔우드:아뇨... 그런 건 아니에요.
오벨리아 베레스:저는 피곤해서 이쯤 마치고 들어가볼게요. (머리를 잠깐 짚으면서)
레온 셔우드:아, 그래요.
아가씨, 잠깐 만요.
식사시간 내내 먹는둥 마는둥하던 오벨리아는 몸이 좋지 않다는 이유를 대며 먼저 자리를 뜨려고 합니다.
오벨리아 베레스:?
레온 셔우드:꽃은...
저녁에 드릴까요?
오벨리아 베레스:구한 순간, 그리고 내게 이야기할만한걸 구한 순간, 그때. 오세요.
나는 내 방에 있을거니깐요.
레온 셔우드:그래요. 바로바로 찾아갈테니 문 안열어주면 안돼요.
오벨리아 베레스:(레온을 한번 훑어보고는 미덥지 못한다는 표정으로 ) 구하는데 어려움이 있으면 하녀장에게 도움을 청하세요. 그럼 이만.
레온 셔우드:알겠어요.
쉬세요.
(식탁을 돌아본다.)
오벨리아가 가고 식탁을 보면
절반도 줄지 않은 테이블 위의 음식이 차게 식어갑니다.
하릴없이 버려질 음식들에 절로 한숨이 나옵니다. 이 저택, 정말 망한 게 맞나요?
레온 셔우드:(망한 거야... 아닌거야 하나만 해...)
(이런 사치를 부리다니...)
레온 셔우드:(디저트 하나를 입에 넣고 식당을 나간다.)
레온은 어렵지 않게 저택의 마당에 아카시아 꽃나무가 있음을 떠올립니다.
식사를 마치고 레온은 곧장 저택의 부지로 나갑니다.
죽은 갈색 풀이 드넓게 깔린 광대한 부지 위에 아카시아 꽃나무 한 그루가 하늘을 찌를 듯 우뚝 솟아 있는 것이 보입니다.
레온 셔우드:(얘만 멀쩡한 거 볼수록 이상하다니까...)
어디가 꺾을 만하지...?
(나무가지들을 살핀다.)
나무에 가까이 다가서면, 은은하게 코끝을 맴돌던 꽃냄새가 머리맡으로 무겁게 쏟아집니다.
얼마나 오래 해묵은 나무일까요?
어쩌면 이 저택이 건축되기 오래 전부터 자리하고 있었을 지도 모릅니다.
레온이 몇년 전 이 저택에 처음 발걸음 했을 때부터 지금과 다를 바 없는 위압적인 크기를 자랑하던 나무이니까.
그 나이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밑둥이 굵고 커다랍니다.
손을 대면 사포를 피부 위로 문대듯 거칠기 짝이 없는 나무줄기의 질감이 느껴집니다.
아카시아 꽃을 꺾으려고 살펴보면....
오벨리아는 분명 가지 째로 꺾어서 가져오라는 말을 했습니다.
그러니 가장 끝부분의 잔가지를 꺾어 가는 편이 좋겠죠.
하지만… 이럴 수가.
나무의 크기를 간과하고 있던 탓일까요?
점프를 하든 뭘 하든 별 짓을 해도 레온의 손엔 전혀 닿지 않습니다.
이래선 꽃은 커녕 잎사귀 하나 꺾어가지 못하겠군요.
레온 셔우드:젠장!
나무를 올라타야하는 건가...
이걸 어떻게
dam (GM):레온 지능 판정
레온 셔우드: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42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러고보니 저택의 1층에서 창고를 보았던 것도 같습니다.
사다리와, 가지를 꺾기 위한 원예용 마체테를 구할 수 있지 않을까요?
레온 셔우드:창고에서 놀고 있는 것들을 구해오자
(창고로 향한다.)
레온은 창고로 향합니다.
창고의 문을 열자 오래 해묵은듯 퀴퀴한 먼지 냄새와 곰팡이 썩은내가 물씬 풍깁니다.
한걸음 내딛기만 해도 바닥에 카펫처럼 쌓여 있던 먼지가 날립니다.
레온 셔우드:콜록콜록
그래... 여기로 저택 먼지 다모았구나...
구석에는 언제 밴 것인 지도 모를 마른 '장작더미'가 얼기설기 쌓여 있습니다.
온갖 잡동사니가 주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비교적 깔끔하게 정리되어있는 '선반'과 '공구상자'가 눈에 띕니다.
레온 셔우드:(선반으로 향해서 필요한 것을 찾습니다.)
선반에는 새까만 먼지가 잔뜩 쌓여 있습니다.
레온 셔우드:어우... 닦아써야겠네
검지 끝으로 문질러보면 선명하게 길이 납니다. 대부분 쓸모 없는 고물이나 잡동사니가 나름 구분되어 있기는 한데…
dam (GM):관찰 판정
레온 셔우드: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61
판정결과:
보통 성공
레온은 그 안에서 나무로 만든 사다리를 발견합니다.
레온 셔우드:옳지 이거다
(꺼낸다.)
(마저 더 살필것이 있는 지 본다.)
창고에 아직 살펴보지 않은 '장작더미'와 '공구상자'가 신경쓰이는군요.
레온 셔우드:(공구상자를 확인한다.)
비교적 최근까지도 사용한듯 이곳에 존재하는 다른 물건들 위에 쌓인 것에 비해 먼지의 양이 적습니다.
공구상자는 자물쇠로 묶여 있지만, 이가 헐거워 무력을 사용하여 부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레온 셔우드:...이게 자물쇠야 장식이야
(뜯으려 한다.)
dam (GM): 레온 근력 판정
에이겔:
근력
기준치:
70/35/14
굴림:
42
판정결과:
보통 성공
레온은 힘으로 공구 상자를 엽니다! 그 안을 살피면,
원예용 마체테와 망치, 날이 무딘 톱 따위의 공구가 놓여 있습니다.
레온 셔우드:(마체테를 챙긴다.)
음, 톱은 뭐 나무를 벨것도 아니고.
(장작 더미를 살피러 간다.)
장작 많은데 좀 피우지.
장작더미를 살피면 질좋은 땔감용 나무가 두서없이 쌓여 있습니다.
수분감은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dam (GM):레온 관찰 판정
레온 셔우드: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좀 더 자세히 보기 위해 가까이 가볼까요?
레온 셔우드:(슬금슬금)
레온은 거뭇한 나무조각 틈에 무언가 반짝이는 것을 발견합니다.
레온 셔우드:이게 뭐지?
자세히 살피니 쇠붙이 입니다.
레온 셔우드:(잡으려 한다.)
다만 조금 깊은 곳에 날아가 박혀 있는 탓에 꺼내기 위해서는 손을 안 쪽으로 깊숙이 넣어야겠군요.
dam (GM):레온 행운/민첩 판정
레온 셔우드:
민첩
기준치:
80/40/16
굴림:
64
판정결과:
보통 성공
하마터면 쌓여있는 장작을 건드릴 뻔 했지만, 조심스레 쇠붙이를 꺼내는 것에 성공합니다.
레온 셔우드:(정체를 확인한다.)
꺼낸 쇠붙이를 살피면, 검집이 분실된 서슬퍼런 단도입니다.
레온 셔우드:...?
스치기만해도 살을 베어낼 듯 무척 날카로워 보이니 조심히 다루는 편이 좋겠습니다.
손잡이 부분에 아름다운 문양이 음각으로 새겨져 있는 것 치고 께름칙합니다.
날선 단면 이곳저곳에 검붉은 것이 눌러 붙어 있는 탓일까요?
레온 셔우드:...검집은 어디가고
(적당히 안전하게 챙겨둔다.)
이 검붉은 것의 정체는...
굳이 이해하려 애쓰지 않아도 단도에 말라붙은 검붉은 것의 정체를 눈치챌 수 있습니다.
피입니다.
짐승의 피인지 사람의 피인지는 알 수 없지만요.
레온 셔우드:(닭잡는데 쓰나.)
dam (GM):레온 산치체크
레온 셔우드:
SAN Roll
기준치:
69/34/13
굴림:
47
판정결과:
보통 성공
하지만 그래도 창고에 이런 게 있다니 꺼림직하군요..
dam (GM):레온 이성 -1
추가로 지능/관찰 판정
레온 셔우드: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오, 검붉은 걸을 관찰했지만 창고 안이 어두워서 하나도 모르겠군요. 머리를 굴려볼까요?
dam (GM):레온 지능 판정
레온 셔우드: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78
판정결과:
실패
... 레온은 정말 아무것도 모르겠네요.
레온 셔우드:칼에... 뭐 버려둔 걸보면 저기 잘못들어간 모양이지...
(무늬같은 것을 살펴본다.)
꽤... 좋은 칼 같은데...
날카로운 칼입니다. 문양도 꽤 고급이군요. 근데 어째서 여기에 있는지, 왜 피가 묻은채로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레온 셔우드:대충 챙겼으니까...
다시 가보자.
(창고를 나간다.)
어쨋든 여기서는 다 구한 거 같군요. 이제 아가씨가 내린 요구를 수행하러 가볼까요?
레온 셔우드:(나무 앞에 가서 사다리를 설치한다.)
(마체테를 챙긴 뒤 사다리를 오른다.)
레온이 사다리와 원예용 마체테를 이용하여 꽃가지를 꺾을려고 시도합니다.
dam (GM):레온 손재주/근력 판정
레온 셔우드:
근력
기준치:
70/35/14
굴림:
6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됐다.
레온은 아슬아슬하게 가지를 꺾는 것에 성공합니다.
dam (GM):아카시아 꽃에게 관찰 판정
레온 셔우드: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3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나무의 꽃이 어제보다 뭔가 조금.... 색이 바랜 느낌이 드네요. 시든 것일까요.
레온 셔우드:...애초에 아카시아가 이시기에 피나?
dam (GM):레온 지능 판정
레온 셔우드:(내려오면서 생각해본다.)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dam (GM):?
에이겔:ㄴ ㅔ ?
문득 가정교사로 고용됐으면 그에 맞는 일을 하라고 일갈하던 오벨리아의 목소리가 떠오릅니다.
잔소리를 듣고 싶지 않다면 꽃의 쓰임새나 효능 따위에 관한 지식이라도 몇 줄 일러주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겸사겸사 언제 피는지도 확인해보고요.
서재로 한 번 가볼까요?
레온 셔우드:(사다리를 옆구리에 끼고 서재로 향한다.)
(창고에 사다리를 두고 계단을 오른다.)
저택의 서재로 들어가보면 오벨리아는 보이지 않습니다.
본인 방에서 책이라도 읽나 보죠?
서재의 책장을 살피니 마침 식물학에 관련된 서적이 죽 나열되어 있습니다.
레온 셔우드:(책을 하나꺼낸다.)
아카시아... 아카시아...
(팔랑팔랑)
dam (GM):레온 관찰 판정
레온 셔우드: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레온은 <아카시아 나무에 관한 두 가지 진실> 책을 발견합니다.
<아카시아 나무에 관한 두 가지 진실>
아카시아 나무는 꽃, 잎, 열매, 나무 할 것 없이 하나도 버릴 것이 없다. 꽃과 잎은 바짝 말려 차를 내리거나 식재료로 곁들여 섭취할 수 있고, 뿌리와 열매는 약효로써 사용처가 무궁무진하다. 목재는 특유의 무늬가 아름답고 고풍스러워 고급 목재로 쓰이기도 한다.
아카시아 나무는 뿌리를 아주 깊이 내리는 식물이다. 그 뿌리가 어찌나 깊은지 주위의 식물을 죄다 고사시킬 정도라고 한다. 생명력이 끈질기며, 주변의 식물에게 필요한 영양소까지 모조리 흡수해 버리는 탓에 그 근방의 꽃과 풀을 모두 죽인다.
레온 셔우드:(섬뜩한 꽃이네.)
(그럼 지들끼리 있음 어떻게 되는 거지?)
레온은 서재를 둘러보다 문득 책상을 봅니다.
텅 빈 서류뭉치가 두서 없이 쌓여 있고, 만년필이 마구잡이로 굴러다닙니다.
레온 셔우드:정리 안하네.
이 집 주인께 스트레스를 받을 만한 일이라도 있었던 모양입니다. 이렇게나 더러운 걸 보면요.
레온 셔우드:(서류를 본다.)
dam (GM):레온 관찰 판정
레온 셔우드: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5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낡고 삭은 종이의 무덤 사이에서 노끈으로 묶인 이질적인 서적 한 권을 발견합니다.
위대한 숲 속의 검은 염소이시여, 부디 풍요와 번영을 누리게 하소서.
위대한 숲 속의 검은 염소이시여, 부디 부귀와 명예를 누리게 하소서.
그것을 입에 넣는 순간 나는 불씨와 같은 분노를 느꼈다네.
그것이 목을 축이는 순간 나는 짙은 수마와 같은 투기를 만끽했다네.
그것을 삼키는 순간 나는 환희와 같은 공포를 느꼈다네.
그것이 사지에 스며들어 육신을 장악하는 순간 마침내 나는,
마침내 나는!
내가 삼킨 것은 은총, 위대하신 그 분의 은총!
레온 셔우드:이 무슨...(낯빛이 어두워진다.)
...진짜로... 진짜로... 여긴 대체...
(소문이 떠오른다.)
dam (GM):아참 레온 책장에 관찰 어려움 이상 판정되엇죠
잠시만요
에이겔:넹
다시 책장을 보자 개중 구석에서 눈에 띄는 책을 몇 권을 또 발견합니다.
자세히 살피면 탐사자의 지식으로 이해할 수 없어 보이는 서적이 대다수를 차지합니다.
정결한 제물을 바치는 법, 흑마술서, 고서적, 어디에 쓰는지 알 수 없는 술식을 적은 빛바랜 주문서까지….
이건 대체,
뭘까요?
레온 셔우드:우연일리... 없겠지...
오벨리아... 넌...?
(혼란스럽다.)
(책을 모두 다시 넣었다.)
(오벨리아의 부모님은 대체...?)
서재에서는 얼추 다 본 거 같군요. 비록 기분 나쁜 책들을 보았지만요.
레온 셔우드:하아
(한숨)
일단, 볼건 다봤으니... 가자
(서재를 서둘러 나간다.)
하녀장:아, 여기 계셨군요. 저녁이 준비되었습니다. 식당으로 가시죠.
레온 셔우드:벌써요?
하녀장:네. 시간을 보면 벌써 저녁 타임인걸요. 계속 움직이셨을테니 배고프시겠네요.
어서 가시죠.
레온 셔우드:아가씨도 식당에 계신가요?
(식당으로 가면서)
하녀장:아뇨. 이제 오실 겁니다.
레온 셔우드:알겠습니다...
(식당으로 간다.)
2일차 저녁
레온이 식당에 들어서면 테이블은 가득 차있으나 좌석은 텅 비어 있습니다.
레온 셔우드:(또 엄청난 사치를.)
레온이 자리에 앉기 직전, 오벨리아가 들어옵니다.
레온 셔우드:(아까 앉았던 자리에 가지를 들고 선다.)
아, 아가씨. 편히 쉬었나요?
오벨리아 베레스:아, 오셨네요. 이리로. (레온을 끌고 자리에 앉게 합니다.)
가까이서 본 오벨리아는 더욱 피로하고, 예민해 보입니다.
레온 셔우드:?? ??
테이블 위에 놓인 음식의 종류가 어찌나 많은지 점심과 비교할 바가 되지 않습니다.
전부 먹지도 못할 음식을 뭘 이렇게 많이 내오는 걸까요.
레온 셔우드:(얘 얘가 왜이러지)
(일단 앉는다.)
오벨리아 베레스:(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자신의 자리에 앉으며)
레온 셔우드:제가 소식하는 걸 알고 있지 않나요? 음식이...
너무 많군요.
(나직하게 말한다.)
오벨리아 베레스:어차피 여기 아니면 선생님은 먹어보지도 못할 음식이니깐요. 이때를 즐기세요. (힐끔 보며)
레온 셔우드:...맞는 말군요...
오벨리아 베레스:(픽 웃으면서) 내가 말한 꽃은 꺾어 왔나요? 나무가 커서 구해오기 힘들었을 텐데.
레온 셔우드:(그래 좋겠다 야...)
그럼요.
(오벨리아에게 다가가 건네준다.)
레온이 꺾어온 아카시아 가지를 건네주면 오벨리아는 건네 받은 꽃가지를 지긋이 살피다 곁에 서있던 하녀장에게 넘겨준 뒤, '설마 이게 전부는 아니겠지?' 하며 눈치를 줍니다.
레온 셔우드:아카시아에 대해 알고 싶은 거예요?
오벨리아 베레스:......(턱을 괴며 지긋이 레온을 쳐다본다.)
레온 셔우드:오랜만에 선생다운 일을 하는군요.
아카시아는... 알고 계시다싶이 꽃과 잎은 먹을 수도 있고, 뿌리와 열매는 약효로 써요.
(하나씩, 설명해준다.)
오벨리아 베레스:(식기를 내려두며 계속 하라는 듯이 눈을 마주한다.)
레온 셔우드:목재는 특유의 무늬가 있어서, 고급 목재로 쓰니까 아카시아 나무는... 버릴게 없죠.
오벨리아 베레스:...... 그렇군요. 그리고 또, 다른 이야기 없나요?
레온 셔우드:...이 나무는 뿌리를 아주 깊이 내려서 주위 식물의 영양소까지 모조리 빨아먹어요.
그래서 정원의 잔디가 죽고 만 거 겠죠?
오벨리아 베레스:........... (빤히 레온을 봅니다.)
식물학 서적에서 읽었던 '아카시아 나무에 관한 진실'을 모두 알려주면,
오벨리아는 묘한 표정을 합니다.
의중을 읽을 수 없는 저 시선, 두 눈.
메마른 눈길이 레온을 향합니다.
오벨리아는 입을 엽니다.
레온 셔우드:(뭐지?)
아가씨?
오벨리아 베레스:그거 아세요? 선생님? 아카시아 나무는 배어낼 수록 점점 더 성실이 사나워져서, 결국 가시덤불이 되고 만다는 거요.
레온 셔우드:꽃은 그렇게 예쁜데... 나쁜 친구네요.
(조금 놀란 표정이다.)
오벨리아 베레스:잎도 꽃도 구하지 못하는 건 당연하거니와 목재로 쓸 수도 없게 되고, 결국 일대의 숲까지 망치게 되죠. (스프를 휘휘 저으면서)
그 쓰임새 많던 나무가 쓸모없는 훼방꾼 처지로 전락해버리는 거예요.
레온 셔우드:...
(왜... 이런 얘기를?)
오벨리아 베레스:그렇게 가시가 모나 이리저리 돋친 아카시아 나무를 없애는 방법을 알아요?
레온 셔우드:아뇨...
오벨리아 베레스:그냥 내버려 두는 거예요. 크는 건 빠른데 스스로 지탱하는 능력이 시원찮아서 한 50년 쯤 지나면 비바람에 뿌리째 뽑혀 쓰러지거든요. 추하게.
레온 셔우드:(집중해서 듣는다.)
그.. 깊은 뿌리가요?
오벨리아 베레스:나는 저택 마당에 있는 그 빌어먹을 나무가 하루 빨리 뿌리채 뽑혀 버렸으면 좋겠어. (얼굴을 찡그리며..)
레온 셔우드:...
레온 셔우드:아가씨, 이렇게 잘 아시면서 왜 제게 설명하라고 하신거예요?
오벨리아 베레스:..... 선생님이 그것을 아셨으면 했어요. (이내 옅은 기침을 한다.)
레온 셔우드:...?(무슨 소리를...)
아가씨, 기침을 너무 자주하는데...
(걱정된 표정이다.)
오벨리아 베레스:....괜찮아요. (물을 한모금 마시며) 왜 그런 표정이에요. 답지 않게. 이야기 잘 들었어요.
레온 셔우드:(내 코가 석잔가.)
(자리로 돌아간다.)
오벨리아 베레스:나는 이만 피곤해서 먼저 들어가볼게요. 더 식사 들고 가세요. (자리에서 일어난다.)
레온 셔우드:그래요.
쉬어요.
오벨리아는 점심 때와 동일하게 먹는둥 마는둥하던 저녁에서 손을 떼고 먼저 자리를 뜹니다.
dam (GM):레온 듣기 판정
레온 셔우드:
듣기
기준치:
80/40/16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멀리서 어디선가 작달만하게 목 안쪽을 긁는 듯한 소리를 듣습니다. 기침소리일까요?
오벨리아가 사라진 주방,
음식이 빼곡이 깔린 융단같은 테이블이 너무나도 큽니다.
음식은 많은데 어쩐지 쓸쓸한 기분이 듭니다.
레온 셔우드:...
망해가는게 아니라... 죽어가고 있군...
(이상한 것들 투성이야...)
(눈을 감는다.)
(그래, 3일만 버티자.)
레온 셔우드:(같이 입맛이 떨어져 일어선다.)
(식당을 나간다.)
식사를 마친 레온은 더 저택을 돌아다니기엔 시간이 늦은 걸 깨닫습니다. 음, 방으로 돌아갈까요?
레온 셔우드:...(오벨리아의 방문에 시선이 닿지만 어차피 3일 후면 남. 자신의 방으로 들어간다.)
뒤숭숭한채로 있다보면, 시간이 어느덧 잘 시간이군요.
오늘 피곤하기도 했으니깐 잠을 청해볼까요?
레온 셔우드:(자기로 한다.)
-
~3일차 아침~
간밤새 폭풍우가 몰아치는 탓에 간헐적으로 잠을 설쳤습니다.
레온은 이른 시각,
어두운 아침을 맞이합니다.
이 도시의 낮은 이르게 열리지 않지만, 저택에 고용된 사용인의 하루는 빠르게 시작되기 마련입니다.
날씨가 영 마음에 안들지만, 어쩌겠나요.
그래도 오늘 당신이 해야 할 일을 해야죠.
레온 셔우드:날씨가... 진짜 악마라도 나올 것같군...
(찌푸린다.)
아침을 맞이하기 위해 옷을 갈아입고,
대강의 채비를 하던 레온은 반쯤 열려있는 창문을 발견합니다.
깜빡 잊고 열어둔 채로 잠들었던 모양이에요.
간밤새 들이닥친 빗줄기 탓에 바닥이 흥건합니다.
레온 셔우드:에이...
(창밖을 확인한다.)
dam (GM):관찰력 판정
레온 셔우드: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6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창가로 다가감과 동시에, 바로 맞은 편에 우뚝 서있는 아카시아 나무가 눈에 들어옵니다.
나무는 거센 비바람에 뽑혀나갈 듯 불안정하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빼곡히 맺혀 있던 꽃과 잎사귀가 시들어 형편 없이 날아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레온 셔우드:...
네가 베라고 하면 벨텐데...
dam (GM):레온 지능 판정
레온 셔우드: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41
판정결과:
보통 성공
문득, 어제 함께했던 오벨리아와의 저녁 자리에서 주고 받았던 대화를 떠올립니다.
어쩐지 신경이 쓰이는군요.
저 나무는 꽤 오래 되었으니,
운이 나쁘면 정말 뿌리째 뽑혀 쓰러질 지도 모르겠습니다.
레온 셔우드:(이상한 나무...)
(아니, 저택 모두가 이상해.)
(창문을 닫는다.)
(주섬주섬 나갈 준비를 한다.)
일을 할 준비를 끝마치면 때마침
똑똑
노크 소리가 들려옵니다.
오늘도 하녀장이 당신의 아침을 알리러 왔나 봅니다.
dam (GM):레온 듣기 판정
레온 셔우드:
듣기
기준치:
80/40/16
굴림:
6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콜록.
거센 비바람소리와 섞인 기침 소리를 듣습니다.
레온 셔우드:...?(설마)
(문을 재빨리 연다.)
문 건너편에 서있는 사람은 하녀장이 아닌 오벨리아입니다.
문을 열면 어쩐지 묘하게 흐트러진 차림새의 오벨리아가 초췌한 낯을 하고 서있습니다.
레온 셔우드:아, 아가씨?
(당황한다.)
(아픈 애가 왜...?)
오벨리아 베레스:좋은 아침이에요, 선생님. (피곤한 듯 목소리가 조금 갈라져 있다.)
레온 셔우드:(다시 가다듬고) 그래요. 음... 날씨는 좋지 않지만요.
오벨리아 베레스:오늘 일찍이 신문의 내용이 궁금해서 찾아왔어요.
레온 셔우드:아 그랬군요...
(...왠지 전용 기자가 된 기분...)
오벨리아 베레스:(멋대로 레온의 방에 뚜벅 뚜벅 들어가서 쇼파에 앉는다.)
레온 셔우드:(문을 닫고 신문을 향해 걸어간다.)
오늘 신문에 별게 없다면 헛걸음이네요?
(피식 웃는다.)
신문을 찾았지만 방 안에 없습니다. 하녀장에 물어볼까요?
레온 셔우드:...하녀장을 만나서 신문 좀 가져달라고 할게요.
오벨리아 베레스:....... 그렇다면 아무거나 읽어주세요. 가정교사잖아요.
레온 셔우드:...그럼 아무런 가닥이라도 던져주시죠.
정말 아무거나 듣고 싶어요?(웃는다.)
오벨리아 베레스:네. 저기 책상에 몇 권의 책이 꽂혀 있네요. 혹시 알아요? 저 중에 제가 마음에 들만한 책이 있을지.. (턱짓하며)
레온 셔우드:(없으면 지어서라도 해야겠군...)
(책상에 다가간다.)
오벨리아 베레스:레온 관찰 판정
dam (GM):노!
레온 셔우드: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64
판정결과:
보통 성공
레온 셔우드:(나름 그래도골라본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5대 희극중 하나인 <As you like it, 뜻대로 하세요.>를 발견합니다.
< William Shakespeare, As You Like It >
All the world's a stage, And all the men and women merely players They have their exits and their entrances, And one man in his time plays many parts, … Last scene of all, That ends this strange eventful history, Is second childishness and mere oblivion, Sans teeth, sans eyes, sans taste, sans everything.
이 세계는 모두 하나의 무대,
이 세계의 모든 이는 그저 배우일 뿐.
그들에게는 서막과 종막이 존재하고, 그들은 생애에 주어진 무대 위에서 많은 배역을 맡는다.
…
마지막 장면,
이렇게 수많은 생애를 마무리 짓는 것은, 한 번 더 맞이하게 되는 어렸던 시절과 모든 것의 망각.
이도, 눈도, 혀도, 그 무엇도 존재하지 않는 망각.
모두 읽고나면 책장에 끼워져 있던 작은 쪽지를 추가로 입수합니다.
의 내용입니다.
Romeo and Juliet, 로미오와 줄리엣중 2막 2장의 내용입니다.
< William Shakespeare, Romeo and Juliet (2:2) >
What's in a name? That which we call a rose
By any other name would smell as sweet
이름이 다 무슨 소용이지?
우리가 장미꽃을 그 어떤 이름으로 부르더라도 여전히 아름답고 향기로울 텐데.
레온 셔우드:...셰익스 피어 좋아하나요?(물끄러미 바라본다.)
오벨리아 베레스:......한번 들려주세요, 콜록. (조금 갈라진 목소리로 말한다.)
레온 셔우드:(차라도 줄걸 그랬나...)
(가능한 부드럽게.) 이 세계는 모두 하나의 무대, 이 세계의 모든 이는 그저 배우일 뿐.
그들에게는 서막과 종막이 존재하고, 그들은 생애에 주어진 무대 위에서 많은 배역을 맡는다.
(슬쩍본다.)
(다시 읽는다.)
마지막 장면,
오벨리아 베레스:(머리를 집고 계속 하라는 듯이 빤히 쳐다본다.)
레온 셔우드:이렇게 수많은 생애를 마무리 짓는 것은 한 번더 맞이하게 되는 어렸던 시절과 모든 것의 망각.
이도, 눈도, 혀도, 그 무엇도 존재하지 않는 망각.
셰익스피어의 뜻대로 하세요.
오벨리아 베레스:흥미롭네요.....
책을 모두 읽어주고 나면,
비바람 소음의 포화 속에 가만히 숨을 죽이던 오벨리아가 속삭입니다.
오벨리아 베레스:몇년 전, 그때 선생님이 곧잘 내게 동화책을 읽어줬는데.
기억나요?
레온 셔우드:(싱긋 웃으며) 그럼요.
이솝 우화.. 안데르센... 그림 형제...
좋아하던게 있었나요?
오벨리아 베레스:....하나도 기억 못하실 줄 알았는데. 기억하시네요. 그럼... 아, 아니에요. (피곤하다는 듯이 머리를 짚고 눈을 감습니다.)
레온 셔우드:...왜 아픈 걸 숨기죠?(표정이 무겁다.)
감기치곤 너무 오래가는데요.
오벨리아 베레스:걱정마세요. (작게 기침을 하며) 별 거 아닌 감기이에요. 나는 어릴때부터 잔병마세요. (작게 기침을 하며) 별 거 아닌 감기이에요. 나는 어릴때부터 잔병치레가 많았으니.
레온 셔우드:(미간을 구긴채로)그렇다면... 그래요...
오벨리아 베레스:하여튼, 이렇게 책을 읽어주니 그때 생각이 나네요. 당신에게는 그저 잊으면 더 좋았을 기억이겠지만. (자조적으로 싸늘한 웃음을 짓다가 이내 지운다.)
레온 셔우드:(눈을 내리며)...그 때는...
아가씨가 어렸으니까요
(쓴웃음을 짓는다.)
어렸을 땐 다 그런 법이죠.(삐딱하게 쳐다본다.)
오벨리아 베레스:(갑자기 벌떡 일어나며) 아뇨. 전 그때가 다시 되어도 그렇게 했을거예요. 피곤하네요. 방으로 돌아갈게요.
이따가 점심 때 뵈어요. (레온을 보지 않을채로 나간다.)
레온 셔우드:아가씨,
오벨리아 아가씨.
오벨리아는 레온의 말을 듣지도 않고 방을 나섭니다.
레온 셔우드:...
내가 뭐 전생의 원수라도 돼?
(찡그린다.)
방안에 남겨진 레온...
레온 셔우드:(따라갈까 고민한다.)
이제 뭘 할까요?
따라가도 그 아가씨의 성격으로는 문을 안 열어줄 거 같군요. 어쩌면 쉰다고 했는데 왜 왔느냐고 화낼 수도 있겠네요.
레온 셔우드:(저택의 수상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가장 수상한 곳으로 가보기로 한다.)
(서쪽방으로간다.)
레온이 서쪽방으로 가보면
오벨리아가 절대 들어가지 말라고 엄포를 놓았던 방입니다.
입구에 얼기설기 못박힌 나무판자로 여러겹 덧대어져 있는 모양이 어쩐지 기분 나쁩니다.
들어 가지 말라는 엄포를 두긴 했지만,
이래서야 몰래 들어갈 마음도 들지 않습니다.
레온 셔우드:(문 앞에서 고민에 빠진다.)
몰래 들어가는 건 안될것 같은데
비가 와서 창문으로도 못들어갈테고...
(테라스쪽을 흘긋 본다.)
서쪽방은.. 어쩐지 들어가기 꺼림직합니다.
레온이 테라스에 들어서면 탁 트인 넓은 저택 부지의 전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지금은 비가 세차게 내리지만 맑은 날에 봤을 땐 꽤 볼만한 광경이었겠네요.
레온 셔우드:(버릇처럼 도주로 경로 따위를 그려본다.)
조금 더 둘러보면 테라스 안쪽으로 작은 꽃나무나 화분이 놓여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저마다 상태가 딱히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이상하리만치 빛이 들어오지 않는 저택 탓이겠지요.
레온 셔우드:여기까진 손길이 닿지 않는구나.
(빛도 그렇지만.)
(가까이 가서 본다.)
dam (GM):테라스 전체에 대해 관찰 판정
레온 셔우드: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6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바닥에 말라붙은, 정확히는 '부자연스럽게 닦인 검은 자국'을 발견합니다. 먼지라도 묻은 걸까요?
레온 셔우드:...
(쪼그려 자세히 본다.)
날씨 탓일까요. 정확하게는 모르겠군요.
레온 셔우드:여기는 관리를 잘 안하나보네
그렇게 자국을 바라보고 있자니 문득 옆에 화분이 신경이 쓰입니다.
레온 셔우드:오벨리아가 자주 오지 않는가 보군.
그나저나 이건... 무슨 식물이지?
dam (GM):화분에 대해 관찰 판정
레온 셔우드: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언젠가 아름답게 피어 있었을 꽃이 폭삭 시들어 있습니다.
레온 셔우드:흔한 꽃은 아닌가 보네...
시든 잎에 파삭하고 부숴져서 손 안에 흩어집니다.
레온 셔우드:(서재에 가서 알아봐야하나...?)
옆의 꽃나무를 따라 시선을 옮겨 전체적인 저택의 부지를 살펴보면,
초여름이 바짝 다가올 생명의 계절임에도 온통 갈빛으로 물든 잔디들이 꼭 갈대처럼 보이며, 비바람에 세차게 흔들립니다.
매일 노력한 정원사가 가꾸어 두었던 정원은 이제 과거의 화려함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레온 셔우드:...빨리 떠나야지 나도 마를 것같군.
하녀장:선생님, 여기 계셨군요. 마침 점심이 준비되었습니다.
레온 셔우드:아, 네 지금 가죠.
참, 오늘 신문은 안왔나요?
하녀장:네. 오늘은 비가 많이 와서 신문이 오지 않았네요.
레온 셔우드:그렇군요...
테라스에 있는 시든 꽃은 원래 어떤 꽃이었나요?
하녀장:저는 꽃에 대해서 알지 못해서... 정원사가 가꾸던 꽃이라 그가 있으면 물어보면 좋을텐데.. 아쉽게도 현재 그가 없군요.
레온은 하녀장의 안내에 따라 식당으로 향합니다.
레온 셔우드:하하 아쉽네요(애써 웃는다.)
(자신의 자리에 다가간다.)
3일차 점심
레온이 식당으로 들어서면,
오벨리아는 그보다 조금 늦게 모습을 드러냅니다.
무방비했던 차림새는 어느 틈에 정돈했는지 금세 단정한 모습으로 돌아와 있습니다.
레온 셔우드:(일어서서 인사한다.)
오벨리아 베레스:됬어요. (손들어 물리며) 앉으세요.
레온 셔우드:(얌전히 앉는다.)
오벨리아 베레스:(자신의 자리를 찾아가서 앉는다.)
두 사람은 각자의 자리에 앉아 식사를 하게 됩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각종 진귀한 식재료로 만들어진 요리가 상다리 위를 근사하게 장식하고 있습니다.
휘황찬란하기 짝이 없는 구성이지만 어쩐지 입맛은 동하지 않는군요.
레온 셔우드:(깨작깨작)
오벨리아 베레스:....(레온을 힐끔 보며) 입맛에 맞지 않나요?
레온 셔우드:제가 소식하는 걸 알잖아요. 걱정마요.(화사하게 웃어보인다.)
오벨리아 베레스:
(To GM)rolling 1d4
(
2
)
=
2
레온 셔우드:(너나 나나 거짓말 쟁이 들이군.)
식가와 접시가 맞부딪히는 작달만한 소음이 귓가를 맴돕니다.
음식을 집던 손이 허공에 떨어집니다.
왜일까요.
너무나도 느닷없이 가슴 한 켠이 불편합니다.
창백한 안색, 수척한 피부, 갈라진 입술, 생기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 얼굴.
문득 오벨리아와 시선이 맞붙습니다.
레온 셔우드:(밝은 표정을 유지하기 힘들다.)
오벨리아는 어쩌다 이 넓고 외로운 저택에 홀로 남게 되었을까요.
레온 셔우드:...
알게 모르게 신경이 쓰이던 것은 역시 이것 때문이었을까요?
레온 셔우드:(...이틀만 지나면... 남...)
(입술을 깨문다.)
오벨리아 베레스:무슨 생각하세요.
레온 셔우드:...아가씨 이름이 예쁘단 생각이요.
오벨리아 베레스:고맙네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여상한 표정으로 식기를 내려놓으며)
레온 셔우드:...부모님께 불리던 애칭은 없었나요?
오벨리아 베레스:그런 의미에서 오늘도 들어줬으면 하는 게 있어요.
레온 셔우드:(식기를 멈춘다.)
오벨리아 베레스:........... 부모님. 그 작자들은 말 꺼내지 마세요. (얼구을 구기며) 입맛이 떨어지니깐.
레온 셔우드:(...역시.)미안해요.
오벨리아 베레스:......어제와 마찬가지로 꽃을 한송이 구해다 줬으면 해요.
레온 셔우드:이번엔 뭔가요?
장미?
(어느새 빙글빙글 웃고있다.)
오벨리아 베레스:아뇨. 헬리크라썸. (레온의 웃는 얼굴을 식기를 든채 빤히 보며) 그것을 구해다 줬으면 해요.
레온 셔우드:처음 들어보지만... 예쁜 이름이네요.
오벨리아 베레스:그렇죠. 마치 제 이름처럼요.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고기를 썰어 입에다가 넣으며)
레온 셔우드:그래요. 이름은요.
그래서 어디서 구할 수 있죠?
오벨리아 베레스:(무슨 뜻이냐는 뜻 힐끔 본다.).........
그건 선생님이 알아서 찾아야죠.
레온 셔우드:(...이건 개다 개... 나는 개...)
그래요 그래야겠죠.
(기대를 한 내가 잘못이지)
(일단 웃는 상이다.)
오벨리아 베레스:그래요. 웃는 낯이 아주 좋네요. (턱짓하면서) 음식 식겠어요. 어서 드세요.
음식을 향해 뻗는 손이 한없이 느리고 여유롭지만,
오벨리아는 어제와 달리 식사가 끝나는 내내 레온과 함께합니다.
레온 셔우드:(웃는게 웃는게 아니다.)
(오늘은 먹을 생각이 드나...?)
입맛이 조금 돌아왔나보죠?
보기 좋네요.
오벨리아 베레스:......(레온의 말을 무시하며) 선생님도 저도 다 먹었으니 일어나죠. 헬리크라썸. 그것을 구하면 내게 와요. 그럼.
레온 셔우드:그래요. 그러죠.
...푹 쉬어요.
레온과 오벨리아는 식사를 마치고 식당에 나옵니다. 오벨리아는 뒤도 안돌아보고 자기 방에 돌아가버리는군요.
오벨리아는 '헬리크라썸'을 구해달라고 했습니다.
바깥에는 여전히 세찬 비바람이 몰아칩니다.
이런 날씨에는 바깥에 가만히 서있더라도 바람의 힘을 이기지 못해 넘어지고 말 겁니다.
이건 또 무슨 심술일까요.
그 속내를 알 수 없으니 답답함만 커져 갑니다.
아무튼 기라면 기는 것이 사용인의 미덕이니, 잔말 않고 꽃을 구해보도록 합시다.
레온 셔우드:하아...
온실도 없으면서...
(그렇게 꽃을 좋아하면 온실이나 만들라고)
dam (GM):레온 교육 판정
레온 셔우드:
교육
기준치:
50/25/10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헬리크라썸. 헬리크라썸.
어디선가 들어 본 적 있는 것 같은데,
제대로 떠오르는 바가 없습니다.
서재에 가서 책을 뒤져볼까요?
레온 셔우드:그나저나, 못구하면 어떻게 되는 거야...?
레온 셔우드:(서재로 간다.)
서재에 도착한 레온은 책장을 봅니다.
dam (GM):레온 관찰 판정
레온 셔우드: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레온은 헬리크라썸에 대한 책을 찾아 몇가지 정보를 얻습니다.
'헬리크라썸'은 생화일때와 말렸을 때를 구분치 않고 같은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는 꽃이라고 합니다.
그 성질이 기이해 '종이꽃'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고요.
레온 셔우드:(뒤적뒤적)
종이꽃...
dam (GM):레온 지능 판정
레온 셔우드: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종이로 직접 꽃이라도 만들어 볼까요?
레온 셔우드:...(스스로의 생각에 나도 미쳤나 싶음)
꽃을 말린 곳이라도... 찾아야하나
(두리번)
날씨가 날씨이니만큼 나가서 찾긴 어렵습니다.
정말 종이로 직접 꽃을 만들어야할 거 같군요. 어쩌면 오벨리아도 딱히 별 말을 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레온 셔우드:(생각할수록 어이없음) 날씨가 이런데 어떻게 꽃을 구해
하지만 꽃을 만들만한 종이를 어디서 구해야 할까요?
레온 셔우드:(책상을 본다.)
책상은 서류들만 잔뜩 있고 빈종이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함부로 건드렸다가는 성격 나쁜 이 집 주인에게 어떤 핀잔을 듣게 될 지 모릅니다.
레온 셔우드:(자신의 책상을 생각해본다.)
dam (GM):레온 지능 판정
레온 셔우드: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그러고보니 저택의 1층에는 창고가 있었죠.
어쩌면 버려진 종이 몇 장 쯤은 발견할 수 있을 지도?
레온 셔우드:(창고로 서둘러 간다.)
창고로 들어가면 선반 밑바닥에 버려진 종이가 여러 장 보입니다.
레온 셔우드:(줍는다.)
눅눅하게 낡거나 군데군데 찢어진 종이가 몇 장 묶여 있지만
비교적 상태가 멀쩡해 보이는 것이 여럿 보이니 모자라지는 않겠습니다
레온 셔우드:진짜... 이거라도 해보자...
(마른세수)
종이를 얻었으니, 방으로 돌아가서 종이꽃을 만들까요?
레온 셔우드:(말이 된다고 생각하냐)
(그래도 발은 방으로 돌아간다.)
레온 셔우드:(그래도 혹시 몰라서 가는 길에 하녀장을 찾는다.)
하녀장:무슨일이시죠? (복도에서 청소하던 하녀장이 레온을 발견한다.)
레온 셔우드:아, 혹시 꽃을 말리거나 하시나요?
하녀장:아까전에도 말씀드려다싶이.... 그것은 제 소견이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도움이 되지 못하는군요. (고개를 숙이며)
레온 셔우드:아, 아녜요. 괜찮습니다.
(고개를 까딱하고 방으로 들어간다.)
방으로 돌아온 레온......
종이꽃을 그럴싸하게 만드는 방법밖에 없겠군요.
레온 셔우드:(종이뭉치를 들고 책상앞에 앉는다.)
(자신이 믿겨지지 않음)
dam (GM):레온 손재주/민첩 판정
레온 셔우드:이게 뭐하는 거람...
민첩
기준치:
80/40/16
굴림:
1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dam (GM):?
에이겔:?
ㅇ ㅔ ?
레온 셔우드:(그래도 열심히 집중한다.)
오... 이건, 이건.
레온은 엄청난 손놀림으로 종이꽃을 만듭니다.
레온 셔우드:(된다된다)
누가봐도 멀리서 봐도 가까이서 봐도 헬리크라썸입니다. 종이로 만든 꽃인지 전혀 모르겠어요.
레온 셔우드:훗
(뿌듯한 미소)
이대로 가져다주면 오벨리아가 만족할 만한 꽃 모양이군요.
dam (GM):레온 지능 판정
레온 셔우드: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3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어제 저녁경 오벨리아가 눈치를 주던 것을 떠올립니다.
마찬가지로 핀잔을 듣고 싶지 않다면 꽃의 쓰임새나 꽃말 따위에 관한 지식이라도 몇 줄 일러주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재로 다시 한 번 가볼까요?
레온 셔우드:(역시 다시 서재로 가는 편이 낫겠군.)
(곧장 향한다.)
저택의 서재로 들어가보면 오벨리아는 없습니다.
레온 셔우드:자나...?
자신의 방에서 쉬고 있나봅니다.
레온 셔우드:(어제의 핀잔을 기억하고 있다.)
(입술삐죽)
내가 더 여길 다니고 있잖아.
(책을 찾아본다.)
서재의 책장을 살피니 마침 식물학에 관련된 서적이 죽 나열되어 있습니다.
dam (GM):레온 관찰 판정
레온 셔우드: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2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레온은 책장에서 '헬리크라썸의 꽃말 두 가지' 라는 대목을 발견합니다.
레온 셔우드:...말라도 똑같은 꽃들은 왜 다 이모양인지.
(다른 정보는 없나 찾아본다.)
책장을 살펴보아도 새로운 정보는 없습니다.
레온 셔우드:이게 단 가.
(머리를 긁적이다 일어난다.)
레온 셔우드:(일어나서 괜히, 서재를 둘러본다.)
서재를 둘러봐도 다른 새로운 건 보이지 않습니다.
레온 셔우드:(서재를 나간다.)
레온이 서재를 나오면 하녀장이 레온을 부릅니다.
레온 셔우드:무슨 일이시죠?
하녀장:아, 여기 계셨군요. 곧 저녁때입니다.
레온 셔우드:시간이 빠르군요.
알겠습니다. 좀 이따 뵙죠.(미소지으며)
하녀장:일을 하셔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죠. 저도 그러니깐요. 네, 들어가십쇼.
레온 셔우드:(방으로 간다.)
3일차 저녁
저녁 시간이 되어서 레온이 식당에 들어서면 오벨리아가 먼저 앉아 있습니다.
레온 셔우드:...배고프셨나봐요?(웃는다.)
오벨리아 베레스:(레온이 자리에 앉아 말을 거니 그제서야 얼굴을 든다.) ....아. 오셨네요.
테이블 위에는 내리 그래왔듯 먹음직스러운 음식들이 차려져 있습니다.
레온 셔우드:네, 얼굴 뵈려면 와야죠. 아가씨 방에는 못들어가잖아요.
(입만 웃는다.)
오벨리아 베레스:맞아요. 난 누가 내 방에 들어오는게 싫어요. (머리가 지끈거리는 듯 이마를 짚으며)
.....내가 찾아오라는 건 찾아왔나요.
레온 셔우드:아... 그거 말인데요(시선을 돌림)
솔직히 이날씨에 꽃을 꺾어오라는 건 너무한거 아닌가요?
(분명히 웃곤 있다.)
(말투가... 좀 진심이다.)
오벨리아 베레스:.......(이마를 짚으며 눈썹을 올리고 아무말도 안하면서 더 해보라는 듯 레온을 쳐다본다.)
레온 셔우드:그러니까... 이걸로 만족해야돼요. 알았죠?(종이꽃을 건넨다.)
헬리크라썸이에요.
오벨리아 베레스:....이건. (레온이 주는 꽃을 받으며)
정말로 구해온 건가요? 날씨 탓에 나가기 힘들었을텐데? (꽃잎을 한번 쓸고) ...종이군요.
레온 셔우드:(능글맞게 웃는다.)
(크 속였다.)
(먹혔다.)
오벨리아 베레스:언제부터 이런 손재주가... 정말 꽃같네요. (작게 감탄했지만 이내 무표정으로 돌아온다.)
레온 셔우드:그러니까 내일도 그거 시켜주면 좋겠네요. 얼마든지 접을텐데요.
오벨리아 베레스:지나친 자만은 독이죠. (딱 자르면서 말한다.) 하지만 정말 잘 만들었네요. 진심이에요.
레온 셔우드:감사해요.
오벨리아 베레스:그러나, 이게 끝은 아니겠죠.
오벨리아는 어제와 같이 눈치를 줍니다.
더 해보라는 양 턱 끝을 까닥입니다.
그럼 그렇죠.
서재에서 뭐라도 살펴보길 잘했습니다.
레온 셔우드:그래요. 그런데 한가지 여쭤봐도 될까요?
오벨리아 베레스:들어보고 대답할게요.
(팔짱을 끼며)
레온 셔우드:별 거 아니에요.
헬리크라썸 어, 그러니까 제가 접은 거 말고 진짜 헬리크라썸을 본 적이 있어요?
(살짝 고개를 갸웃한다.)
오벨리아 베레스:어릴때 잠깐... 선생님도 아셨듯 여기 정원 꽤 아름답고, 꽃이 많았잖아요.
레온 셔우드:(그랬나..?)
그랬죠.
(미소지으며.)
오벨리아 베레스:희귀한 꽃들도 많았죠. 그때 봤어요. 내가 유일하게 이 집안에서 좋아했던게 그 정원이었으니... (회상하듯)
레온 셔우드:어쩐지, 꽃을 좋아하시더라니요.(피식 웃는다.)
그럼 설명할게요.
오벨리아 베레스:(옅게 기침하고 가라앉은 표정으로 레온을 본다.)
해봐요. (갈라진 음성으로 겨우 말한다.)
레온 셔우드:헬리크라썸은 제가 접은 것처럼... 종이꽃이라고 불린다고해요.
이유는 활짝 피었을때나 시들어 말랐을 때나 그대로 잘 마르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자기가 접은 것 중 하나를 집고 말한다.)
그리고 그렇게 영영 변하지 않을 것처럼...
그래서 꽃말이 '날 항상 잊지말고 기억해주세요.' 예요. (오벨리아를 보며 상냥히 말한다.)
오벨리아 베레스:(피곤한 표정이나 레온의 말에 경청한다.) ......
레온 셔우드:다른 꽃말은... 끊임 없는 슬픔.
라고 해요.
(건조하게 웃는다.)
오벨리아 베레스:어쩌면.. 나랑 헬리크라썸은 이름만 닮은게 아니라... 콜록. (무언가를 바라보는 눈으로 말을 하다가 옅게 기침하고 물을 마신다.)
고마워요. 잘들었어요.
레온 셔우드:그래요.
오벨리아 베레스:드세요, 식사. 식겠어요.
레온 셔우드:(오늘도 이렇게 넘어가는 군...)
(마저 식사를 든다.)
(여전히... 왜 하필 날 부른 건지 알 수 없군.)
오벨리아 베레스:이중에 선생님이 마음에 드시는게 있길 바라요. 그래서 원래 혼자 있을땐 잘 들지도 않았던 식사, 지금은 신경을 쓰라고 한거니깐.
(무표정으로 아무렇지 않게 말한다.)
레온 셔우드:...그러니까 감기가 오래가는 겁니다.(무표정이다.)
(맛있는 밥을 왜 안먹어! 하루 한끼는 먹어야지! 부자들이란!)
레온 셔우드:(없어서 못 먹는다란 말 해본적은 있냐?!)
(급 열심히 먹는다.)
저녁 식사가 어느정도 마무리되면 오벨리아는 익숙하게 자리에서 일어섭니다.
의자의 등받이를 짚고 몸을 지탱해 일으키던 오벨리아가 순간 몸을 휘청입니다.
오벨리아 베레스:콜록, 콜록!
레온 셔우드:?!
어쩐지 고달파보이는 기침을 토해내고,
틀어막았던 손바닥을 떼어내면…
검붉은 피가 흥건히 묻어납니다.
아...
레온 셔우드:(하녀장을 부른다.)
오벨리아 베레스:별거 아니에요. 부르지 마세요.
레온 셔우드:(다가가서 소리친다)
너이게! 별거아니라고?!
(손을 잡으려다 만다.)
오벨리아 베레스:이만, 이만 가볼게요. (손을 뿌리치며)
레온 셔우드:오벨리아!
오벨리아 베레스:내게 관심 둘 시간 있으면 저택 청소라도 하지 그래요? (뾰족하게 말한다.)
돈 벌기가 쉬운가요? 그럼 가볼게요.
레온 셔우드:그런 너는 의원이라도 찾아가란말이야!
돈 쓰기가 어려워?!
(멀어지는 뒷모습에 소리친다.)
오벨리아는 레온의 목소리에도 들리지 않는듯 잰걸음으로 자리를 뜹니다.
레온 셔우드:(식사를 내팽겨치고 하녀장을 찾는다.)
왜인지 잘만 나타났던 하녀장이 보이지 않는군요.
그런데,
레온 셔우드:젠장...
어째서일까요.
나는 왜 이렇게 오벨리아가 가증스럽고, 증오스러우며,
그 얼굴을 볼 때마다 부아가 치미는 걸까요.
어째서일까요.
나는 왜 이렇게 오벨리아가 안쓰럽고, 신경 쓰이며,
그 얼굴을 볼 때마다 가슴이 얹힌 듯 무거워지는 걸까요.
어째서?
스스로에게 하는 질문에 돌아올 답은 존재치 않습니다.
너무나도 넓은 식당에 당신만이 홀로 남았습니다.
레온 셔우드:이런게... 무슨 소용이야...
(고개를 떨군다.)
(혼란스럽다.)
(유언이라도 남길 셈이야?!)
(화가나고, 답답하다.)
아무도 없는 식당, 적막하기만 합니다. 방으로 돌아갈까요?
레온 셔우드:(무거운 발걸음으로 방으로 돌아간다.)
(오벨리아의 방문을 부술까도 생각해봤지만 문이 아니라 그앨 손을 댈 순 없었다.)
이 집안 꼴을 보라지! 어떻게 망하지 않을수가 있겠어!(마구 내뱉는다.)
방으로 돌아온 레온. 이렇게 3일차가 종료되는군요. 뒤숭숭하지만은 그래도 잠은 청해야겠죠. 그래야, 내일도 일을 할 수 있으니.
레온 셔우드:하아(한숨쉬고 자리에 눕는다.)
혼란스럽지만, 몸은 피곤했던지 금새 잠이 몰려옵니다.
잘자요, 레온.
-
~4일차 아침~
눈을 뜹니다.
습기를 가득 머금어 늘어진 이불이 무겁습니다.
빗줄기는 어제보다 유해졌지만 그뿐입니다.
조금 이른 장마가 시작된 걸까요?
봄장마 소식은 들은 적 없는데.
전신에 추를 매단듯 무겁기만 합니다.
그래도 일어나야죠,
오늘도 당신에게 주어진 일들을 쳐내기 위해서는요.
그나저나 하녀장이 먼저 들어왔다 나갔던가요?
노크 소리는 듣지 못했는데.
레온 셔우드:...?
일어나서 방안을 살펴볼까요?
레온 셔우드:(신문이 있나 확인한다.)
신문이 있던 테이블을 살펴보면,
오늘의 신문 같은 것은 보이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새로 발행되지 않은 걸까요.
이 도시는 묘할 정도로 바쁘고 부산스럽게 돌아가지만 소음의 농도만큼은 낮은 곳이니까요.
레온 셔우드:오늘도 비때문인가.
신문이 띄엄띄엄 발행되는 것 정도야,
대수롭지 않습니다.
레온 셔우드:(창문 가까이 다가간다.)
바깥의 시간대만큼은 아침인데도 꼭 밤하늘을 떼어온 양 탁하고 어둡기 그지 없습니다.
그리고, 그 불투명한 어둠 사이로…
dam (GM):레온 관찰 판정
레온 셔우드: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6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카시아 나무가 보입니다.
지나온 밤 거센 비바람을 견뎌내던 잎사귀며 꽃잎은 형편없이 떨어져 나가 있으며,
잔가지는 부러지거나 꺾여 있습니다.
자세히 보니 뿌리가 반쯤 뽑혀 기우뚱 굽어 있는 것이 보입니다.
이대로라면 정말 통째로 뽑혀 쓰러질지도 모르겠어요.
레온 셔우드:흐음...
지나가다 맞아 죽을 수도 있겠군.
(책상으로 다가간다.)
(자료들과 책장들을 살핀다.)
책상에는 어제와 같군요. 달리 볼만한 건 없습니다.
레온 셔우드:(이부자리를 대충 정리한다.)
아무것도 없이 서재에 가야하나?
우선, 준비를 하고 방을 나설까요? 혹시 아가씨가 기다릴 수도 있으니깐요.
레온 셔우드:(책이나 자료 중에 관심있을 것들을 챙겨본다.)
레온은 책상에 자료 몇가지를 챙기고 방문을 나섭니다.
문을 나온 순간, 복도에서 하녀장이 보입니다. 방향으로 미루어보건대 오벨리아의 방에서 막 나온 거 같습니다.
레온 셔우드:안녕하세요.
하녀장:선생님, 안녕하십니까.
레온 셔우드:아가씨는... 괜찮은가요?
하녀장:(고개를 저으며) 오벨리아님이 몸 상태가 좋지 않으니, 오늘은 점심을 함께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시는군요.
오벨리아와 재회했던 첫날, 자신의 방에 절대 들어오지 말 것을 강조했던 목소리를 떠올립니다.
하지만 곧 숨이 끊어질 것처럼 앓는 신음성을 듣고서도 모른 척 넘어갈 만큼…
당신은 무정한 인간인가요?
잠깐 살피고 나오는 것 정도는 괜찮을 것 같습니다.
신경도 쓰이고요.
레온 셔우드:(살며시 문을 열어본다.)
레온이 살며시 오벨리아 방의 문을 열면,
침대 위에서 눈을 감은 채 신음하고 있는 오벨리아를 발견합니다.
숨이 넘어갈 것처럼 간헐적으로 앓는 소리를 내며… 잠들어 있습니다.
핏기가 완전히 가신 채 식은땀에 흠뻑 젖은 얼굴은 어둠 속에서도 양 눈에 선명히 들어옵니다.
레온 셔우드:(미간을 구긴다.)
(이러다 죽겠어.)
오벨리아 베레스:헉...... 헉.. 으.. (죽을거 같이 신음소리를 냅니다.)
레온 셔우드:(주변에 뭔가 없는지 살핀다.)
어디가 아픈지 말해줘야 도움을 주지...!
오벨리아 베레스:쿨럭, 쿨럭. 헉, 윽. (자면서 기침을 하고 신음을 한다.)
이대로 두고 가자니 너무나도 신경이 쓰입니다.
하녀장을 찾자니 저택이 너무나도 넓고,
더 시간을 지체했다가는 마치 큰일이라도 날 것 같아요.
약을 어디에서 찾으면 좋을까요?
dam (GM):레온 지능 판정
에이겔: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어휴다행이다
오벨리아는 병을 앓고 있다고 했지만,
레온은 한 번도 오벨리아가 약을 먹는 모습을 본 적이 없습니다.
어쩌면 이 방에 약을 두고 필요할 때마다 복용하는 것일지도 모르죠.
일단 이 방을 뒤져보는 게 좋겠습니다.
레온 셔우드:(침대 밑을 뒤져본다.)
침대를 보면 한 사람이 쓰기에는 더없이 넓고 커다란 침대입니다.
그 위로, 식은땀에 흠뻑 젖은 오벨리아가 침잠음을 흘리고 있습니다.
침대 밑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레온 셔우드:여긴 없나...?
dam (GM):레온 관찰 판정
레온 셔우드: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67
판정결과:
보통 성공
번쩍.
침대에 가까이 다가서는 순간 사방에 요동치는 번개와 함께 침대 시트 이곳저곳에 묻어난 검붉은 것을 봅니다.
색을 뚜렷이 알아볼 수 없을 만큼 검게 바란 자욱부터,
비교적 최근에 생긴 듯한 새빨간 자욱까지 거칠게 얼룩져 있습니다.
레온 셔우드:이게...
다 각혈인가...?
그래요.
이 얼룩이 무엇으로 덧대어 번졌는지를, 레온은 너무나도 선명하게 깨닫습니다.
피입니다.
오벨리아가 토해낸 피.
dam (GM):레온 산치 체크
레온 셔우드:
SAN Roll
기준치:
68/34/13
굴림:
3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시한부라도 돼...?
dam (GM):레온 이성 -1
레온 셔우드:이게... 이게 뭐냐고...
오벨리아 베레스:콜록, 콜록. (온몸을 뒤틀리듯 크게 기침한다.)
...!
(약을 찾아야돼.)
(책상을 뒤져본다.)
과거, 저마다 호화로운 가구로 채워져 있던 오벨리아의 방은 이제 너무나도 황량하고 서늘합니다.
집주인의 침실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단촐합니다.
그저 최소한의 필요한 가구만이 공간을 넉넉히 채우고 있을 뿐입니다.
책상을 뒤져봐도, 어째서인지 약이 보이지 않습니다. 정말 약을 먹고 있는게 맞을까요?
레온 셔우드:어딨는 거야...
오벨리아 베레스:으윽... 헉... 쿨럭. (피를 토하며 기침하고는 괴로운 소리를 냅니다.)
레온 셔우드:설마... 약 같은 건 없어...?
온 몸이 요동칠 정도로 괴로워하는데 오벨리아는 괜찮은걸까요? 상태를 한번 봐야할 거 같습니다.
레온 셔우드:(엉망인 얼굴로 다가간다.)
너...
오벨리아의 입가며, 목덜미며, 옷깃이며, 가슴팍이 새빨간 선혈에 젖어 있습니다.
입술 안쪽에 고여 있던 핏물이 턱을 타고 흘러내립니다.
그제야 비릿한 피냄새에 소름이 돋습니다.
레온 셔우드:...
안돼, 죽지 마
그를 문득 보다보면 손아귀에 무언가 쥐고 있음을 눈치챕니다.
레온 셔우드:?
(빼내려한다.)
조심스레 펼쳐 살펴보면 은색의 열쇠입니다.
어디에 쓰는 열쇠이길래, 잠을 자는 와중에도 이렇게나 집착적으로 쥐고 있는 걸까요.
레온 셔우드:(여기 가구는 아니야...)
레온 셔우드:(떠오르는 건 서쪽 방)
안가본데라곤 거기뿐인데...
이렇게까지 아픈데 쥐고 있는 열쇠라니 중요해보입니다.
레온 셔우드:(일단 챙긴다.)
문득 방을 둘러보면 책상이 신경쓰입니다.
레온 셔우드:(책상으로 다시간다.)
이곳저곳 애정이 담긴 손길이 가득 묻어 있는 책상입니다.
오래 사용한 감이 있지만, 그만큼 잘 관리가 되어 왔다는 뜻이겠지요.
만년필이며 묶인 종이, 책이 정갈하게 정돈되어 있습니다.
dam (GM):레온 책상에 관찰 판정
레온 셔우드: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에이겔:미친아
순차적으로 정리 되어 있는 책의 틈바구니에서,
유달리 엉망으로 뒤섞인 종이뭉치 무더기를 발견합니다.
뭉치들은 저마다 제각각 섞여 있거나, 틈사이에 어거지로 쑤셔넣어져 있거나 합니다.
일기장입니다.
그중 비교적 오래 되어 보이는 일기장 한 권을 발견합니다.
펼쳐보면 그 시기네요.
레온이 처음 이 저택에 가정교사로 부임했을 시기와 맞물립니다.
레온은 일기장의 첫장을 살펴봅니다.
1XXX. …월 …일.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아. 그렇게 못되게 구는데도 생글생글 웃으며 내 비위나 맞춰 주는 꼴을 보면. 오늘도 처음 보는 남자가 가정교사로 들어왔다. 전에 오던 사람이 일을 그만 두게 만든지 일주일도 되지 않았는데.
레온 셔우드:(성깔하곤) (계속해서 읽는다.)
1XXX. …월 …일.
돈이라면 그저 좋은 걸까? 전에 들어왔던 가정교사는 목숨에 경중이 없다는 말을 곧잘 했는데, 내 생각엔 아무래도 목숨이 몇 푼 돈보다 가벼워 보인다. 다들 죽고 싶은 걸까?
레온 셔우드:(애맞냐)
(...그래도 돈이 있어야 한다고)
1XXX. …월 …일.
…소리를 너무 지른 탓에 목이 따끔거려. 당분간 소리 지르는 건 그만 둬야지. 못되게 굴 거라면 옷에 차를 쏟는 방법도 있으니까.
레온 셔우드:(목은... 원래부터 약했나...)
레온 셔우드:(넘긴다.)
1XXX. …월 …일.
차를 세 번 정도 옷에 엎어 쫓아냈더니, 이번에는 또 새로운 가정교사가 들어왔다. 이름은 '레온'라고 하던가. 며칠 못 버티고 나가게 만들 테니 굳이 기억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그래도 이름 정도 기억하고 있는 건 나쁘지 않겠지.
레온 셔우드:(이제 내가 나오는 군...)
(넘긴다.)
1XXX. …월 …일.
그 새로운 가정교사에게 악을 쓰고 소리를 질렀더니 어서 잠들지 않으면 키가 크지 않는다며, 동화책을 한 권 읽어줬다. 간만에 푹 잘 수 있었어...
레온 셔우드:(...뭘 읽어줬는지 기억이 잘 안난다.)
(넘긴다.)
1XXX. …월 …일. (직전에 작성한 일기로부터 꽤 오랜 날짜가 흘러있다.)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일을 그만 두지 않는 걸까. 옷에 뜨거운 차를 쏟아버리고, 신발을 내다 버리고, 소리까지 지르며 못살게 구는데도 선생님이 이 집에서 나가지 않는다. 큰일이다. 이대로는 안 되는데. 안 되는데.
레온 셔우드:...?
(조금 결이 다른 이야기에 놀란다.)
(넘긴다.)
1XXX. …월 …일.
어제까지만해도 이 저택에서 일하던 메이드 둘이 종적을 감췄다. 분명 살해당한 거야. 그 괴물에게 잡아먹힌 거야. 그 날 밤 보았던 것처럼.
레온 셔우드:괴물?
(눈동자가 흔들린다.)
(넘긴다.)
1XXX. …월 …일.
레온 셔우드:(뭐야 그래서 사용인들이 없고 내보냈다고?)
선생님은 여전히 아무 것도 모르는 눈치다.
레온 셔우드:(젠장, 난 지금도 몰라.)
(하녀장은 뭐하는 사람인건데)
(넘긴다.)
1XXX. …월 …일.
믿어줄까? 선생님이 내 말을 믿어 줄까? 우리 집에 있으면 죽는단 말이에요. 아버지와 어머니한테 살해당할 거예요. 괴물에게 잡아먹혀 죽어버릴 거예요. 이 집에 왔던 수많은 다른 사용인들처럼요. 그러니 제발 이 집에서 나가, 꺼져, 이 곳에 발도 붙이지 마. 제발, 제발요. 선생님, 선생님, 제발요.
레온 셔우드:...
(예상이 들어맞자... 입술을 깨문다.)
(잔뜩 찌푸린 얼굴로 빠르게 넘긴다.)
1XXX. …월 …일.(며칠이 더 흘러있다.)
누명을 씌운 끝에 선생님을 저택 바깥으로 쫓아내는데 성공했다. …왜 이렇게 마음이 아플까. 왜 이렇게 목구멍이 꼭 틀어막힌 것 같을까. 왜 이렇게 숨 쉬기가 힘든 걸까. (흐릿하게 글씨가 번져있다.)
레온 셔우드:(더 세게 입술을 깨물고...)
그래서... 넌 왜 아픈건데...
(넘긴다.)
1XXX. …월 …일.
잘못했어요, 선생님.
선생님을 미워하지 않아요. 싫지 않아요.
그래요, 그래. 선생님을 좋아해서 그랬어요.
dam (GM):의미 모를 오벨리아의 일기를 모두 읽은 레온. 산치 판정.
레온 셔우드:
SAN Roll
기준치:
67/33/13
굴림:
58
판정결과:
보통 성공
dam (GM):레온 이성 -1
레온 셔우드:...제기랄...
없어.
저택의 괴물이라니, 살해라니.
허무맹랑한 아이의 망상에서부터 비롯된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어린 필체에 서린 절박함이 너무나 뼈저리게 느껴집니다.
레온 셔우드:아이한테 무슨 짓을 한거야.
부모라는 주제에...
(주먹을 꾹 쥔다.)
...
열쇠는... 감옥 열쇤가...?
책상을 눈으로 훑던 레온은 책장이 바로 옆에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레온 셔우드:(책장을 빠르게 뒤진다.)
책장을 보면 온갖 낡고 빛바랜 서적이 빈틈 없이 꼼꼼히 꽂혀 있습니다.
dam (GM):레온 관찰 판정
레온 셔우드: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어쩐지 눈에 익는 책을 몇 권인가 발견합니다.
다른 서적보다 크기가 작고 얇은 책들이 주루룩 정리되어 있습니다.
꺼내서 살피면 각기 제목이 다른 동화책이나 동요집입니다.
레온 셔우드:이걸 아직까지도...
이 책들은…
그때, 레온이 오벨리아의 정식 가정교사로 저택에 있을 적에 어렸던 오벨리아에게 자주 읽어 주었던 책입니다.
이걸 왜 굳이 여태껏 보관해두고 있었던 걸까요.
레온 셔우드:...널희생해서 날 살릴 가치가 있었을까
(좋아했다는 말이 계속 떠오른다.)
그때 밤에 오벨리아에게 읽어 주었던 책이 어떤 것일까요? 이 책일까요? 문득 열어보고 싶어집니다.